자운영1 조회 738 09.05.08 16:24
암환자와 살아가는 보호자는...
아침 출근후 이것저것 마무리하고
컴퓨터 자판 만지는게 "암과싸우는 사람들" 까페이다
최근암 소식부터 기웃거려서
질문/답변,투병일기,간병일기.....
투병일기는 암환자 본인이 쓰는 공간이고
간병일기는 통칭 보호자가 쓰는 공간인가 보다
난 사별이야기 방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아니 안갈려고 일부러 외면시 한다
그곳사람들이 욕할지 모르지만 난 그곳과는
관계없는 사람이라 여기닌까...
(그러고 시픈 마음입니다)
병실의 발도 뻣를수 없는 좁은 간병인 침상에 누워 눈를 두리번 거리면
이곳 저곳에 환자들이 보지못하는 침상밑의 소변주머니가
주렁 주렁 매달려있다 이또한 눈에 거슬릴 정도로
비유살이 약한 내가 이제는 제법 잠도 잘잔다
하기야 처음엔 병실에서 밥도 제대로 못먹고 밖으로만 나갔는데
지금은 환자식에 공기하나 당당히 추가하여 너무도 맛있게 먹는다
속없이 실실거리며 눈에 보이는 간호사마다 눈웃음 지으며
"안녕하세요"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
내가 실실거리며 인사하는 이유는 남들에게 특히 간호사들에게
처량하고 가련한 남자의 모습를(?) 보이지 않를려고 하는건데
의외의 수확이 있는거 같다
간호사들마다, 병실에 보호자나, 환자들 ...모두들 측은하고
처량하게 보아야할사람이 항상 웃는얼굴이니
우선 보기에 좋고 그러니 대하기 편하고
덕분에 모든사람들이 나에게 부담스럽도록 잘해준다
그저 실실거리며 큰소리로 "안녕하세요" 한마디 했를뿐인데...
그덕에 아침에 출근하고 오후 늦게 퇴근해도 간병인 안두고도
(지금은 전문 간병인 둘정도는 아닙니다)
이곳 저곳에서 잘 도와준다
밝은 표정의 인사말 한마디 가지고
나를 알리고, 상대가 나를 알아주고
간호사실에 조그마한 부탁도
서슴없이 도와주는건 내가 잘생긴 탓이 아니라
환한 웃음탓이리라
...........
내나이 마흔일곱
사람이 미래가 없다면 두려움이 없다고 하였던가...
아무리 실실거리고 웃고다녀도
내마음속은 복잡하고 뒤엉퀸 고장난 컴퓨터 보드판 같다
오늘만 생각하고
오늘만 충실하고
오늘만 살아간다면 무슨 복잡함이 있를까?
내일를 생각하고 모레를 생각하면 떠올리지않아야할
미래의 어두운 그림자가 나를 사로잡는다
그게 나의 현실이고
그게 나의 미래이지 않는가 ?
그래서 난 내일이 싫고
그래서 난 미래가 싫다.
난 지금 헤아날수없는 칠흑같이 깊은 어둠속에 있는지
난 지금 새벽를 밝히는 여명속의 어둠에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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