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깊은 산골에 오래 사는 노인이 하나 있었는데 아무도 그 노인의 나이를 몰랐다. 

 얼굴은 잘익은 대추처럼 붉고 귀와 눈이 젊은이보다 밝았으며 살결도 옥처럼 깨끗했다. 

어느날 이 산골에 풍수장이 하나가 찾아왔다. 

이 사람은 풍수 지리에 달통하여 땅속에 무슨 보물이 있는지

또 어떤 곳에 묘를 쓰면 자손이 복을 받는 지를 귀신같이 아는 사람이었다. 

 이 풍수장이가 오래 사는 노인 앞을 지나다가 노인의 집안에 무언가 큰 보물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집안에 들어가 살펴보니 가난하여 보물이라곤 보이지않고

 다만 찌그러진 침상위에 목침 하나만 덩그랗게 놓여있을 뿐이었다. 

 목침을 자세히 보니 사람의 모습과 흡사했다. 

 풍수장이는 이 목침에 무슨 비밀이 있을 것 같았다. 

"어르신네, 뭣 때문에 저렇게 딱딱한 목침을 베고 주무십니까?배겨서 불편하지않으십니까?"

"아니오.  이제는 습관이 돼서 괜찮소.  "

"어르신 저 목침이 어디서 났습니까?사용하신지는 오래 되었습니까?"

"오래전 산에 나무하러 갔다가 눈에 띄어 무심코 가져와 베개로 삼은 거라

얼마나 됐는지 기억이 안나오.  " 풍수장이는 마음속으로 매우 기뻤다.  그 목침은 보통 나무토막이   아니라 1천년쯤 묵은 하수오라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그 노인은 그것을 베고자기 때문에 오래 살고 정력이 왕성했던 것이다. 

"노인장, 연세도 많으신데 저렇게 딱딱한 목침을 베고 주무셔서야 되겠습니까?

내일 가볍고 푹신푹신한 베개를 하나 갖다드리리다.  " 그후 며칠이 지나도 마을사람들 눈에 노인이 보이지않았다. 

그래서 집으로 찾아가 보았더니 노인은 이미 죽어있었고 노인의 침대머리에는 푹신한 베개와 은전몇닢이 있을 뿐이었다. 


하수오는 노인들에게 매우 좋은 약이다.  신장기능을 좋게 하여 머리칼이 어지지않게 하고

머리칼이 빠지지않게 하며 오래 먹으면 노화를 막는다

 하수오뿌리에는 옥시메탈안트라키논 유도체 1.  8%, 녹말 45%, 정유 3%, 레시틴 3.  7%,

 물에 풀리는 물질 26%, 라폰틴 등이 들어있는데 이 성분들이 뇌를 튼튼하게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혈압을 낮추며 몸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또 소장에서 포도당과 아미노산의 흡수를 높이고 장관을 자극하여 변을 잘 통하게하여 변비를 없앤다.

  혈액속의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도 현저한 효능이 있는데 어느 한 실험에 따르면 80%이상이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조선 세종임금때 펴낸 세계 최대의 의학백과사전인 `의방류취'에 허약체질이나 노인,

앓고난 사람에게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오래 살게하는 처방으로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쌀뜨물에 하룻밤 담갔던 하수오 3근(1.  8kg)을 잘게 썰어 쇠무릎지기 잘게

썬 것 600g, 쥐눈이콩 15kg과 함께 시루에 쪄서 말린 다음 다시 3번을 거듭

쪄서 말린다.  그다음 하수오 쇠무릎지기를 가루내 찐 대추살로 반죽해서 0.  3g

쯤의 무게로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30알씩 먹는다. 


또 류마치스관절염이나 퇴행성관절염으로 허리와 무릎이 아파 걸음을 걷지 못할 때에는

하수오 쇠무릎지기 각 600g을 좋은 술 1.  8ℓ에 7일동안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 절구에 찧어 가루낸 것을대추살로 반죽하여 0.  3g무게로 알약을 만들어 한번에 30~50알씩 빈속에 먹으면 좋다고 했다.

 

 약초꾼들 사이에 전해지는 말로는 하수오는 암수가 다른 식물로 낮에는 서로 떨어져있다가

 밤이 되면 서로 엉켜 안고 지낸다고 한다.  그래서 하수오를 한뿌리를 발견하면 반드시

그 주위에 다른 한뿌리가 있으며 또 밤중에 서로 교합하여 음기를 얻은 것이 약효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하수오가 암수 딴그루는 아니다. 

뿌리의 색깔이 흰것을 "백하수오" 붉은 것을 "적하수오"라 한다


이른 봄철에 말라 죽은 줄기를 보고 하수오 뿌리를 캐낸다.  예전에는 약초채취를 직업으로 삼는 약초꾼들이 흔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  재배한 하수오는 야생에 견주어 약효가 형편없이 낮다. 

 반드시 토종야생하수오를 구해 약으로 써야 제대로 약효를 기대할 수 있다. 


하수오의 약성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튼튼하게 하고 혈을 보한다.  하수오는 약성이 온화하여 쓰임새가 넓다. 

 피를 토하거나 피를 많이 흘려 뇌빈혈이 되거나 여성이 아이를 많이 낳아 피가 부족할 때,

갖가지 만성병으로 체력이 약해졌을 때에 좋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므로 신경쇠약 치료에도 효험이 크다.  머리가 어지럽고 아플 때, 기억력 감퇴, 주의력이 산만해질 때,

 잠을 잘못자고 꿈을 많이 꿀 때 등에 복분자 산조인 백자인 등과 함께 알약을 지어 먹으면 효과가 좋다.  오래 먹으면 늙지않고 머리칼이 희어지지않는다. 


(2)머리를 튼튼하게 하고 신장기능을 세게한다.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고 체력을 세게 한다. 

오랜 병으로 몸이 약해졌을 때나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을 때,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플 때 겨우살이 두퉁 속란 등과 같이 쓰면 좋다. 

성기능 감퇴, 조루 유정 등에는 육종용 보골지 토사자 등과 같이 쓴다. 


(3)여성들의 생리불순을 치료하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월경량이 많거나 날짜가 5일 이상 늦어지거나

색깔에 이상이 있을 때 숙지황 생지황 당귀 황기 등과 같이 쓰면 좋다. 

 유산을 막는 효과도 있어서 겨우살이 토사자 등과 같이 쓰면 태아가 안정되고 임신으로 인한 복통 출혈에도 효과가 있다. 


(4)혈압을 내리고 동맥경화를 예방한다.  하수오는 부작용없이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이 간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작용이 있다.  날마다 15g씩을 달여서 복용한다.  2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5)대변을 잘 나가게하고 몸안의 독을 푼다. 

 하수오는 갖가지 병원성 미생물을 죽이고 약한 설사작용이 있어서 체력이 약한 변비환자에게 좋다. 


(6)하수오는 인삼이 몸에 맞지않는 소양체질의 사람에게 좋다. 

 인삼을 쓸 때 하수오를 같이 쓰면 약성이 서로 조화되어 효력이 더크게 나타난다. 


민간에서는 하수오잎은 데쳐서 나물로 먹고 생잎은 짓찧어 종기에 붙인다. 

고름을 빨아내는 작용이 있어서 뾰루지나 종기, 종창에 잘 듣는다. 

하수오뿌리를 35도쯤되는 좋은 술에 담가 2~3개월동안 밀봉해두면 하수오술이 되는데

 여기에 꿀이나 설탕을 타서 아침저녁으로 한두잔씩 마시면 정력이 좋아지고

 얼굴빛이 고와지며 흰머리칼이 검게 되어 젊어지고 오래 산다고 한다. 


오발주(烏髮酒)는 하수오와 생지황 각 120g, 숙지황 천문동 구기자 당귀 각 60g, 맥문동 240g 우슬 인삼 각 30g을 모두 가루내 누룩 10덩어리를 넣고 기장쌀 2kg으로 밥을 지어 반죽하여 술을 빚은 것으로 살결을 곱게하고 흰머리 칼을 검게하며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머리가 어지러우며 귀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치료하는 약술로 이름높다. 


아침밥 먹기전에 소주잔으로 1~2잔씩 먹는다.  하수오와 생지황으로 담근 술도 건강하게 오래 살게하는 약술로 유명하다. 먹는 동안 파 무 마늘은 금해야 한다. 


 본초이야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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