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의 펀드고르는 법

지난 해 10월경의 일이다. 필자의 사무실로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사는 한 가정주부가 전화를 걸어 왔다. 펀드에 관한 문의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옆집 사는 양반이 ○○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에 가입해 수익률 200%가 나왔다고 자랑을 했다. 올 봄까지만 해도 모이기만 하면 아파트 얘기를 했는데, 요즘은 펀드가 화제의 중심이다. 200%면 아파트 보다 더 오른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이 펀드에 가입하면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겠느냐."

문의해 온 가정주부의 옆집에 사는 사람이 가입한 펀드는 '중소형주 펀드'였다. 말 그대로 중소형 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늘 ‘정답 회피하기 전략’을 구사하는 필자는 이번에도 정답을 피하며 이렇게 물었다. “그 펀드의 스타일이 중소형주 펀드라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 왔다. 그래서 재차 물었다. "그럼 지난 해(2004년) 펀드 수익률 상위 랭킹을 휩쓴 펀드는 어떤 스타일(유형)인지 아십니까?" 이번에는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 왔다.

“배당주에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2003년도 상위권에 포진한 펀드는 어떤 유형인지 아십니까?” 역시 “모른다”고 대답했다. “성장주 유형의 펀드들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물었다. "올 해(2005년)에는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았는데, 내년에는 어떤 유형의 펀드들의 수익률이 좋을 것 같습니까?" "모른다"는 대답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 왔다.

그 가정주부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필자에게 질문을 날렸다. “연구원님이 생각하기에 어떤 유형의 펀드가 좋을 것 같아요?” 마음속으로 필자는 이렇게 대답하고 있었다.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걸 알면 샐러리맨 생활 때려치우고 펀드에 돈을 넣어 두고 돈 걱정 없이 살죠’. 하지만 차마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다.

또 필자는 어쩔 수 없이 원론을 꺼내 들었다. “하나의 펀드로 승부를 보려는 것은 족집게 점쟁이를 찾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성향에 맞게 몇 개 유형의 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결국 가정주부는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전화를 끊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필자에게서 찾지 못했던지 그리 달갑지 않은 목소리로 인사말을 마쳤다.

사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감하다. 그래서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곰곰이 생각을 해 봤다. 그런데 얼마 전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역시 독서는 투자 정보를 얻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펀드매니저라 불리는 피터 린치는 은퇴 후에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몇 권의 책을 집필했다. 그 중 하나인 ‘피터 린치 주식투자(Beating the Strreet)'라는 책에 펀드 선택 요령이 담겨 있다. 펀드 운용의 대가이자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애정이 깊은 인물의 얘기이니,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의 얘기를 정리해 본다. (아래의 내용은 필자가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각색을 했다)

첫째, 펀드 스타일을 검토할 것. 성장주, 배당주, 중소형주, 가치주 등 펀드의 스타일을 확실히 이해하라.


둘째, 펀드를 비교할 때는 같은 유형들끼리 비교해야 한다.

가치주 펀드는 가치주 펀드끼리, 성장주 펀드는 성장주 펀드와 비교해야 한다. 피터 린치는 이렇게 말한다. “유일하고도 공정한 비교대상은 가치 펀드간의 비교이다. 수 년 동안 마리오 가벨리(저명한 가치투자자)가 린드너보다 좋은 결과를 이루어냈다면, 그것은 가벨리에 대해 이런 저런 논쟁을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가벨리가 잘 알려진 성장 펀드 매니저인 (월가에서 가장 존경받는 펀드매니저 중 한 명인) 존 템플턴 보다 못한 수익을 올렸다고 해서 가벨리에게 점수를 낮게 줄 이유는 없다. 그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셋째, 지난 해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나쁘다고 하더라도 펀드를 갈아타지 마라.

“지난 해 10% 하락한 초우량주 펀드의 매니저를 비난하는 것은 부질없는 것이다. 같은 시기에 대부분의 초우량주식들이 10%정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정 펀드의 실적이 좋지 않을 때 좀 더 나은 펀드로 바꾸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유혹이다. 실망스런 결과를 낸 펀드의 성격에 대해 숙고해 보지 않은 채 이러한 유혹에 굴복하는 사람은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평범한 투자자라면 투자 금액을 나눠 여러 유형의 펀드에 하나씩 투자하는 것이다.

피터 린치는 “가장 쉬운 접근 방법은 여러분의 돈을 똑같이 나누고 여러 유형의 펀드를 산 후 연습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투자자금으로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좀 더 안목 있는 접근 방법으로는 상이한 펀드의 비중을 조정하고, 새로운 자금을 주가 상승이 미미한 분야에 투입하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참고로 필자는 피터 린치의 얘기처럼 평범한 투자자이기 때문에 여러 유형의 펀드에 나눠 투자하고 있다.

다섯째, 새로운 자금은 새로운 주가 상승이 미미한 분야에 투자를 한다.

대형주가 오르고 난 후에는 주로 소형주가 오르는 패턴을 보인다. 1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서 대형주를 많이 편입한 성장주가 많이 올랐으면, 새로운 자금은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추가 자금을 투입할 경우 지난 몇 년간 시장수익률 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에 투자하라."


피터 린치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몇 가지 유형의 펀드에 돈을 나눠 넣어라.

 

신규로 투자할 때는 수익률이 좋았던 스타일의 펀드 보다는 오히려 최근 몇 년간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스타일의 펀드에 투자하라.

 

한 펀드에서 다른 펀드로 자주 교체하는 것은 재산을 감소시키는 해로운 습관이니 자주 옮기지 마라. 즉, 몇 개의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계속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강남 아주머니의 질문에 대한 피터 린치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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