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전 여름
그러닌까 1982년 8월 11일 오후 두세시경
위층 경옥이와 중희가 만난 날이다
나의 소개로 친구인 중희가 경옥이을 만나고 경옥이가 친구인
미선이를 데리고 함께 나왔으니 내가 미선이를 또한 처음 만난 날이다
고등학교 갓 졸업한 상태에서 미선이를 만났고 그는 고교 3학년 나이는 두살차이
흰색 브라우스에 검정색 바지 어깨에 찰랑데는 단발머리
살짤 미소띤 웃음을 머금는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화정동에서 - 서구청 - 돌고개 - 양동까지 걸으면서 쌍쌍 데이트를 하였다
중희와 경옥이가 앞장서고 우리가 뒤에 따르는 형식
그들은 소개받은 입장이기에 조심 스럽고
우린 천연덕스러운 들러리 한쌍
차림새,느낌,미소,차분한 성격 등등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말재주없는 사람이지만 온갓 이야기들을 나열하면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열심이였던 즐겁고 흥미로운 오후의 첫 만남을 가졌던것 같다
(미선이는 내가 말을 아주 잘하는 사람으로 안다)
첫 이미지가 정신을 못차리게 하기에 주소를 따고 (요즘으로하면 폰번호 따는거와동일)
편지로 융단 폭격을 가하였다
밤새 써서 우체통에 넣고 또한 답장을 기다리며
그렇게 시작한 만남이 어느새 2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다시 공부한 재수, 군생활, 늦은 대학생활, 동거,그리고 결혼
태어나서 보낸 20년보다
미선이와 함께한 27년이 나에겐 가장큰 행복이였지않나 싶다
잠시 다투고 잠시 속썩이고 하였을지 모르지만
함께한 27년이 내인생에 가장 행복한 날이였다고 말할수 있다
그 시간이 지나고 그런 좋은 시간이 지나고
미선이 없는 1년을 보내는게
지난 27년보다 더 긴 더 어려운 시간들 이다
20년 다닌 회사는 부도 나서 어려움에 처해있고
몸은 나이들어 둔한데 어떻게 생계유지할까 생각하면 깜깜하고
애들 또한 그렇게 열심히 하지않는거 같으니
내가 생각을 어디에 두고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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